[김진규 기자] 최근 고령화 현상으로 구급대 이송환자 중 60대 이상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구급차 1대가 여의도의 43배에 달하는 면적을 책임지는 것으로 나타나 구급차 1대가 출동해있을 때 다른 신고가 들어오면 관내 공백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김승수 국회의원(국민의힘·대구 북구을)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강원도 내 구급차 1대가 담당하는 면적이 여의도 면적(2.9㎢)의 42배에 달하는 123.18㎢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서울 내 구급차 1대가 담당하는 면적 3.34㎢보다 약 37배가 많다.
구급대원 1인당 담당하는 면적도 서울은 0.40㎢인 데 반해 강원도는 21.15㎢로, 지역별 구급대원 1인이 담당하는 면적 편차도 약 53배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60대 이상의 구급대 이송 비율도 매년 증가하고 있어, 구급차가 현장에 출동하면 ‘관내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5년간 구급대 이송환자 가운데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46%(‘19) → 49.6%(‘20) → 50%(‘21) → 53.2%(‘22) → 54.8%(‘23)로 매년 증가 추세다.
지난 7월 기준 수도권의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수도권 주민등록인구 2604만284명의 17.24%였지만, 551만234명에 달하는 비수도권 65세 이상 인구는 비수도권 전체 주민등록인구 2522만8728명의 21.84%다. 이처럼 비수도권의 노인 인구가 수도권보다 많은데도 불구하고 구급차 1대와 구급대원 1명이 책임져야 할 면적은 수도권보다 현저히 많은 수준이다.
특히 고령 인구가 많은 농어촌지역의 4대 중증응급환자(심정지·심혈관·뇌혈관·중증외상) 이송 건수가 2019년 대비 2022년에 131.4% 증가했다.
지난해 출동부터 현장 도착 소요시간만 봐도, 서울은 30분 초과 건수가 282건인 데 반해, 경북은 1,114건, 강원은 793건인 것으로 드러나 비수도권의 출동시간 지연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승수 의원은 “노인인구가 많아지는 만큼 구급대 이송환자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면서 “구급차가 출동해있을 때 더 심각한 응급상황이 생겨도 즉각 대응이 어려워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내년이면 대한민국도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면서 “초고령사회에 따른 노년층의 구급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승수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예산안 심사 당시에도 소방청장에게 동시다발적으로 구급이 발생할 경우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또한, 김 의원은 재난대응능력 향상과 대국민 소방안전교육에 필요한 내년도 예산 증액에도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