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호 기자] 부정채용과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직무정지를 받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2일(화)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3선 도전 연임을 승인받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스포츠공정위원장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승수 의원(국민의힘·대구북구을)이 대한체육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을 추천하는 위원들이 사실상 대한체육회 내부인사들로 채워진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위원 선임 시 외부인사가 과반수 이상 포함된 추천위원회를 구성하여 그 의견을 듣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외부위원 6명 가운데 5명은 대한체육회 이력이 있었고, 이기흥 회장 사람들로 채워진 추천위원회가 선임한 스포츠공정위 위원들 면면을 보면, 김병철 위원장은 이기흥 회장 특별보좌역 출신으로 2년간 월 310만 원, 총 7,440만 원을 받았고, 대한체육회 사무차장 출신, 이기흥 회장 선거(41대) 선거운영위원회 위원 출신 등 소위 이기흥 사람들로 채워졌다.
그 결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이기흥 회장 취임 전인 2016년 연임심의 인정 비율이 22.2%였던 것과 달리 취임 후인 2017년부터 2023년에는 심의 통과율 91.6%로, 부결은 단 20건에 그쳤다.
또한, 김승수 의원이 스포츠공정위 속기록을 전수조사한 결과 스포츠공정위 연임심의 기준은 무용지물이었고, 꼼수와 편법이 난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궁협회 임원은 연임이 부결되었다가 ‘양궁협회에서 연임통과를 강력 요청’했다는 이유로 통과됐고, ‘나이가 많고 너무 오래했다’는 이유만으로 부결시키거나, ‘엄청난 돈을 출연했으니 하자는 대로 도와주자’면서 통과시킨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사실상 기준 없이 입맛대로 운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음주운전 이력을 가진 6명 가운데 1명은 언급조차 없이 만장일치로 통과됐고, 이러한 요식행위로 연임제한 규정이 의미 없다는 내부 비판까지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김병철 위원장은 회의를 급하게 마무리 지었다.
김승수 의원은 “개인적으로나 공직자로나 자격없는 이기흥 회장의 3연임 도전이 승인된 것은 스포츠공정위 스스로 이기흥 꼭두각시임을 자인한 꼴”이라며, “김병철 위원장은 물러나고 자정 능력을 상실한 스포츠공정위원회는 해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승수 의원은 또한 “스포츠공정위원회 추천위원회 구성 방법에 대한 개선과 함께 스포츠공정위가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