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규 기자]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석현정, 이하 공노총)은 29일(월) 서울 중구 시청역 일대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이해준)과 공동으로 '더 이상 죽음으로 내몰지 말라!' 악성 민원 희생자 추모 공무원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
공노총은 그동안 악성 민원은 120만 공무원 노동자를 향한 '흉기 없는 살인', '소리 있는 살인'이라고 누차 강조하며 악성 민원 근절을 위한 대국민 호소와 정부에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지난해 조합원을 대상으로 악성 민원의 실상을 알리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이를 기초로 국회 토론회와 지속해서 기자회견 등을 진행하며 악성 민원 근절을 위해 노력했지만, 최근 세상을 등진 김포시청 주무관의 사례처럼 악성 민원은 해가 지날수록 고도화‧지능화되면서 그로 인해 공무원 노동자가 받는 육체적‧정신적 고통은 배로 증가하고 있다.
공노총은 올해를 공무원을 향한 악성 민원을 뿌리 뽑는 원년의 해로 삼고, 이번 대회에 앞서 지난 4월 15일(월)부터 공노총 전 단위노조와 조합원이 참여하는 1인 시위와 악성 민원 근절 대국민 홍보물 부착, 악성 민원으로 희생당한 공무원을 추모의 의미로 매주 월요일 검은색 옷을 입고 근무하는 '블랙데이'를 진행하는 등 악성 민원 근절을 위한 공동행동 기간을 운영했다.
공노총은 다시 한번 공무원 노동자를 향한 악성 민원은 범죄라는 대국민 인식 전환과 함께 정부에 악성 민원 근절과 악성 민원인에 대한 법적‧제도적 대책 마련을 다시금 촉구하고자 이번 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대회는 악성 민원으로 세상을 등진 공무원 노동자의 넋을 위로하는 진혼무와 영정사진 입장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국가보훈부 소속 황보영 주무관의 현장 발언, 석현정 공노총 위원장의 대표자 결의 발언 등을 진행했고, 이후에는 거리 행진을 진행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무대 행사와 거리 행진이 이어지는 동안 '악성 민원 대책 즉각 마련', '공무원 노동자 생존권 보장', '공무원 노동자 죽음으로 내모는 정부 강력 규탄, '악성 민원 근절 대책 즉각 마련, 관련 법 개정 시행', '공무원 정원 확대 즉시 시행'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부에 악성 민원 근절을 위한 즉각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이날 대회는 참석자 전원이 악성 민원 희생자에 대한 추모의 의미로 검정 옷을 착용해 의미를 더했고, 영정사진 퍼포먼스 이외에 악성 민원의 최전선에 있는 청년 공무원들이 무대에 올라 악성 민원의 고통에서 벗어나길 염원하는 합창 퍼포먼스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무대에서 현장 발언을 진행한 황보영 주무관은 자신이 직접 당한 악성 민원 사례를 이야기한 후, "악성 민원은 개인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공직사회에는 구성원의 이탈을 촉진하는 것이고, 국가에는 국민에게 더 낳은 행정 서비스 제공을 막는 촉매이다. 더는 악성 민원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직접 나서 근절에 매진해야 한다. 정부는 즉각 악성 민원에 고통받는 공무원 노동자를 구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라고 요구했다.
대표자 결의 발언에 나선 석현정 공노총 위원장은 "공무원은 그저 로봇이나 AI가 아니고 감정을 느끼는 대한민국의 노동자이다. 악성 민원이라는 마수에 걸려 공직사회를 떠나고 세상을 등지는 선‧후배, 동료 공무원 노동자의 소식이 들릴 때마다 우리는 가슴 아파하고 분노했다. 이제는 더 이상 특이 민원이라는 이유로, 그저 '너만 참으면 된다'라는 해결로 넘기지 않겠다. 악성 민원은 공무원 노동자를 향한 '악의적이고, 계획적인 범죄'라는 것을 더는 망각해서는 안 된다. 공무원 노동자를 향한 무분별한 악성 민원을 정부는 더는 방치하지 말고 이번에 공무원노동조합과 함께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무대 행사 이후에는 참석자들은 태평로를 시작으로 서울역을 지나 용산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삼각지역 일대까지 거리 행진을 진행했고, 행진을 진행하는 동안 '악성 민원 강력처벌', '현장 민원 담당 공무원 증원' 등 구호를 외치며 정부의 즉각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동시에 대국민 대상 악성 민원의 폐해와 즉각적인 중단 등을 호소했다.
거리 행진 이후 마무리 발언자로 나선 안정섭 공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악성 민원을 공직사회에서 뿌리 뽑기 전까지 우리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악성 민원이 범죄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악성 민원도 민원이니깐, 악성 민원인도 보호해야한다'라는 논리에 앞서 그 악성 민원에 노출된 공무원 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서 120만 공무원 노동자의 올바른 사용자임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