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규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농수산 식품의 수출실적을 연이어 홍보하고 있지만, 정작 농림축수산물의 무역적자가 50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수출실적 자화자찬에 몰두할 때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농식품 수출 최초 90.1억 불 역대 최대 실적(23년 12월), △농식품 수출은 금메달(24년 7월), △농식품 수출 12개월 연속 플러스(24년 9월) 등 보도자료를 통해 농식품 역대 최대 수출실적을 전면적으로 홍보해왔다. 해양수산부 역시 작년 수산 식품 수출액이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30억 불을 달성하는 성과를 이뤘다고 홍보한 바 있다.
그러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고창군)이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기준 농·림·축·수산물의 수출액은 120억 1,749만 달러(15조 7,669억원)이었으며, 수입액은 501억 9,295만원(65조 8,531억원)으로 집계되었으며, 농림축수산물의 무역적자는 381억 7,546만 달러(50조 862억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같이 농림축수산물 무역적자만 무려 50조원에 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무역적자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하기보다는, 수출 실적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는 지적이다.
연도별 농림축수산물 무역적자를 보면, △2021년 367억 309만 달러, △2022년 435억 5,893만 달러, △2023년 381억 7,546만 달러로 최근 3년간 매년 350억 달러(45조 9천억원) 이상의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의 경우 작년 말 ‘90.1억불 역대 최대 실적’을 홍보했지만, 농림축산물 수입액(438억 1,400만 달러)은 수출액의 4.8배에 달했다.
해양수산부 역시 올 1월 ‘우리 수산식품 수출, 2년 연속 30억 불 달성’이라는 제목으로 수산식품 수출 실적을 자랑했지만, 수입 실적과 비교하면 2022년과 2023년 각각 38억 893만 달러(4조 9,973억원), 33억 8,146만 달러(4조 4,364억원) 적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작년 국가별 농림축수산물 무역적자 현황을 보면 미국이 76억 1,393만 달러(9조 9,894억원)로 가장 많은 적자를 기록했으며, 중국이 46억 4,872만 달러(6조 991억원), 호주가 36억 7,941만 달러(4조 8,273억원), 베트남 16억 9,903억 달러(2조 2,291억원)로 뒤를 이었다. 특히 작년 기준 농림축수산물 무역적자 상위 10개국 모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으로, FTA 체결이 무역적자의 주범이며, 농어업인들의 희생을 통해 제조업이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해 주고 있다.
윤준병 의원은 “매년 약 50조원 가까운 농림축수산물 무역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가 단순히 수출 실적만을 가지고 치적을 홍보하고 있는 현 행태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으로, 농어업인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데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눈 가리고 아웅’식 자화자찬이 아닌, 농어업·농어민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과 이에 따른 실적을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의원은 “우리나라는 식량자급률이 낮고, 수입 의존성이 높은 국가인 만큼 높은 농림축수산물 무역적자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기후 위기와 국제정세 변동에 대비해 농림축수산물의 수출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통해 피해를 입고 있는 농어업인들에 대한 세심한 지원대책을 마련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